#곱돌 벙거짓 골
'전립과(氈笠鍋)'라 했다. 전립의 우리 토박이말은 '벙거지'였다. 이 벙거지를 만들던 연장이 벙거짓골인데 원래 벙거지의 외곽을 잡는 연장이었던지라 당연하게도 벙거지의 모습이다. 즉 벙거지를 벙거짓골에 넣으면 쏙 들어가게 마련이다 . 이 그릇을 화롯불에 얹어놓고 거기에 이런저런 것을 굽거나 끓여서 먹으니 이 요리의 이름이 바로 벙거짓골이며 전골이다.
칼이나 활에도 견디는, 지금으로 치자면 방탄모를 만드는 데에 썼는데, 이 모자 이름이 '벙거지'였다. 조선의 군인이나 경찰(포졸)들이 머리 보호용으로 썼던 쓰개(전립)이다. 이 벙거지를 만들자면 기름기를 뺀 털들을 적당한 두께로 펴서 벙거짓골의 안 벽에 붙이고 유장을 뿌려 열과 압력을 가해서 만들었다. 어차피 벙거지를 만들자면 벙거짓골을 화로나 풍로에 얹어 만들어지는 벙거지에 열을 가했으니, 놀고 있는 벙거짓골에 음식을 굽거나 끓이며 태어난 음식이 곧 벙거짓골이며 전골이다.